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서 누가 그러더라고요. “요즘 30대 평균이 5천은 된다던데?” 옆에서 다른 친구가 “무슨 소리야, 4천도 안 돼” 하면서 분위기가 묘해졌어요. 집에 와서 검색해봤는데 진짜로 숫자가 제각각이었습니다. 4천만원대부터 6천만원대까지 나오더라고요. 며칠 들여다보고 나서 알았는데, 자료가 틀린 게 아니라 제가 던진 질문이 너무 뭉툭했던 것이었습니다. 질문을 네 번 고쳐 물었더니 그제야 답이 잡히더군요.
처음 던진 질문
“30대 평균 얼마야?”
가장 최근 공식 수치부터 찾았어요.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2월 23일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를 보면 30대 평균소득은 월 397만원입니다. 40대가 469만원으로 가장 높고, 50대 445만원, 60대 293만원, 20대 271만원 순이었어요.
여기까지 보고 “아 397만원이구나” 하고 끝냈으면 저도 동창회에서 틀린 말을 했을 겁니다. 문제는 이 397만원이 평균이라는 데 있었어요.
두 번째로 고쳐 물었다
“평균 말고, 딱 가운데 사람은 얼마 받아?”
같은 자료에서 전체 근로자 기준 평균소득은 375만원인데 중위소득은 288만원입니다. 87만원 차이가 나요. 평균은 소수의 고소득자가 끌어올리는 값이라, 실제로 “가운데쯤 있는 사람”의 체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뜻이죠.
소득 구간 분포를 보면 더 확실해집니다. 월 350만원 미만이 전체의 61.6%예요. 150만~250만원 미만이 20.9%로 가장 많고, 250만~350만원 미만이 20.1%입니다. 반면 월 1,000만원 이상은 4.3%고요.
평균보다 낮다고 해서 뒤처진 게 아니라, 애초에 절반 넘는 사람이 평균 아래에 있는 구조라는 걸 이 숫자를 보고 알았어요. 동창회에서 괜히 위축됐던 게 좀 억울해지더라고요.
세 번째로 고쳐 물었다
“그 숫자가 월급이야, 연봉이야?”
검색 결과가 제각각이었던 이유의 절반이 여기 있었습니다. 397만원은 월 단위 세전 보수예요. 그런데 인터넷 글 중에는 이걸 그대로 연봉처럼 쓰거나, 12를 곱해서 “30대 평균 연봉 4,764만원”이라고 적어둔 곳도 있었습니다.
단순히 12를 곱하는 게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이 통계는 12월 한 달 기준 보수를 집계한 것이라 상여가 몰리는 달인지 아닌지에 따라 실제 연 소득과는 차이가 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월 397만원”을 기준으로 두고, 연봉과 비교할 때는 제 연봉을 12로 나눠서 맞추는 쪽으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제가 처음에 실수했던 건데, 397만원을 통장에 찍히는 금액과 비교하면 안 됩니다. 통계 수치는 세금과 4대 보험을 떼기 전 금액이에요. 저는 실수령액을 놓고 비교했다가 “왜 이렇게 차이가 나지” 하고 한참 헤맸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쳐 물었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는 얼마야?”
결국 이 질문이 제일 쓸모 있었어요. 같은 30대라도 어디에 있느냐로 갈리는 폭이 연령대 간 차이보다 훨씬 컸거든요.
| 구분 | 월 평균소득 |
|---|---|
| 대기업 | 613만원 |
| 중소기업 | 307만원 |
| 금융·보험업 | 777만원 |
| 전기·가스공급업 | 699만원 |
전체 근로자 기준(연령 무관) · 2024년 12월 기준 세전 월 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차이가 306만원이에요. 30대 평균 397만원이라는 숫자 하나로는 이 폭이 전혀 안 보입니다. 제 친구 둘이 서로 다른 말을 한 것도 각자 자기가 있는 자리를 기준으로 얘기해서 그랬던 거고요.
그래서 내 위치는 어떻게 확인했나
여기부터가 실제로 한 작업이에요. 평균을 아는 것보다 내가 어디쯤인지 아는 게 목적이었으니까요.
1. 계약 연봉 말고 총급여를 꺼냈어요. 저도 그동안 근로계약서에 적힌 숫자를 제 연봉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 통계와 맞춰보려면 상여와 각종 수당까지 포함된 총급여를 봐야 하더라고요. 홈택스에 로그인해서 My홈택스 → 지급명세서 등 제출내역으로 들어가면 지난해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이 나오고, 거기 ‘총급여액’ 칸에 정확한 숫자가 찍혀 있습니다. 저는 이 금액이 제가 알고 있던 연봉보다 꽤 위였어요.
2. 그 숫자를 12로 나눴습니다. 통계가 월 단위라서 단위를 맞춰야 비교가 됩니다. 이걸 안 하고 연봉과 월 보수를 나란히 놓고 보다가 혼자 놀라는 사람이 꽤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그랬거든요.
3. 평균이 아니라 구간 분포에 대입했어요. 이게 제일 도움이 됐습니다. 평균과 비교하면 “위냐 아래냐” 두 갈래뿐인데, 구간 분포에 넣으면 내가 어느 덩어리에 속하는지가 보여요. 앞서 나온 350만원 미만 61.6%, 250만~350만원 미만 20.1% 같은 숫자에 제 월 환산액을 넣어보니 위치가 훨씬 구체적으로 잡혔습니다.
4. 내 업종과 경력으로 좁혀봤어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임금직무정보시스템에 들어가면 직종, 경력, 학력, 지역 조건을 걸고 조회할 수 있습니다. 전체 평균보다 훨씬 좁은 기준이라 체감에 가까운 숫자가 나와요. 저는 제 직무와 연차를 넣고 돌려봤는데, 30대 전체 평균으로 볼 때와 제 직무 기준으로 볼 때 위치가 다르게 나오더라고요.
5. 마지막으로 제 3년치를 나란히 놓고 봤어요. 홈택스에서 원천징수영수증은 몇 년치가 같이 조회되니까, 재작년·작년·올해 총급여를 순서대로 적어봤습니다. 남과 비교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평균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숫자가 아니지만, 내 3년 추이는 적어도 내가 만든 결과니까요. 저는 이걸 메모 앱에 표로 만들어두고 매년 연말정산 때 한 줄씩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확인하면서 한 가지 조심한 게 있어요. 커뮤니티나 블로그에 도는 “30대 평균 6천만원” 같은 숫자는 특정 채용 플랫폼 가입자나 특정 업종 표본을 근거로 한 경우가 많더라고요. 표본이 다르면 결과도 다른 게 당연한데, 출처 없이 숫자만 옮겨 적힌 글이 많았습니다. 저는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 적혀 있지 않으면 그냥 넘기기로 했어요.
30대 초반과 후반을 하나로 묶어도 될까
이 질문도 던져봤는데, 여기서는 확실한 답을 못 찾았어요. 위 통계는 30대를 한 덩어리로 묶어서 발표하기 때문에 30대 초반과 후반을 나눈 수치가 그 안에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30대 초반 얼마, 후반 얼마” 하고 나눠놓은 표가 돌아다니는데, 어느 조사 어느 연도 자료인지 적혀 있는 경우가 드물었어요.
그래서 저는 이 부분을 억지로 채우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같은 자료에 있는 근속기간별 수치를 참고했는데, 근속 3~5년 미만이 369만원, 5~10년 미만이 430만원, 10~20년 미만이 608만원이었어요. 나이보다 근속이 소득과 더 직접 연결되는 축이라, 30대 초반이냐 후반이냐보다 지금 회사에서 몇 년째인지로 보는 게 실제로 더 맞겠다 싶었습니다.
숫자를 확인하고 나서 생긴 변화
솔직히 제 위치를 확인하고 나서 기분이 확 좋아지거나 하진 않았어요. 다만 막연하던 게 구체적으로 바뀌긴 했습니다. 이전에는 “남들보다 못 받나?”라는 생각이 그냥 안개처럼 떠 있었는데, 이제는 제 업종과 연차 기준으로 어느 구간에 있는지 대략 알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하나 더 얻은 게 있는데, 다음에 연봉 협상을 하게 되면 이 자료를 근거로 쓸 수 있겠다 싶었어요. “남들도 이 정도 받는다더라”보다 “제 직무·연차 기준 통계상 이 구간”이라고 말하는 게 훨씬 낫잖아요. 실제로 그럴 일이 생길지는 모르겠지만, 준비해두는 것과 아닌 건 다르니까요.
동창 모임 단톡방에는 정리한 걸 짧게 올려뒀습니다. 5천이라던 친구도 4천이라던 친구도 각자 다른 데를 보고 있었다는 결론이었어요. 둘 다 자기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둘 다 반쯤 맞았던 셈입니다.
여러분들이 30대이시면 각자의 연봉에 대해 여러 고민이 많으실거예요. 연령별 평균 연봉에 대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해주시고 다들 힘내시기를 바랍니다.
※ 연령대별·기업규모별·산업별 평균소득, 중위소득, 소득 구간 분포, 근속기간별 평균소득은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2월 23일 발표한 ‘2024년 임금근로일자리 소득(보수) 결과’를 보도한 서울경제·매일노동뉴스·여성신문·이로운넷 기사(2026년 2월 23~24일)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모든 금액은 2024년 12월 기준 세전 월 보수이며, 30대 세부 구간(초반·후반)이나 30대만의 중위소득은 해당 보도에서 확인되지 않아 본문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원자료는 국가데이터처 보도자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